아프리카의 눈물
: 끝없는 분쟁과 강간

지난 30년 간 아프리카는 가장 많은 분쟁을 겪었다. 그만큼 분쟁과 관련된 성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르완다 내전에서 강간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은 원치 않는 임신과 에이즈 감염으로 끔찍한 운명에 처해졌으며, 태어난 아이들마저 에이즈에 감염되는 비극을 맞았다. 르완다뿐만 아니라 다르푸르, 콩고 등에서 성폭력은 전쟁의 전략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부룬디, 챠드, 콩고, 르완다, 시에라리온, 수단 등에서는 여성들이 강간을 당하거나 성기에 외상을 입어 발생하는 외상성 ‘누관’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지금도 수많은 강간이 일어나고 있는 콩고 동부에서는 여성들이 가족과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강간당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매 시간마다 48명, 즉 매일 1,100명 이상의 여성들이 강간을 당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UN은 이러한 콩고민주공화국을 가리켜 ‘세계 강간의 수도’라 칭하고 있다.

'누관'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수단 여성

©UN PHOTO/Tim McKulka

콩고의 강간 피해자 여성병동에 있는 7살 소녀

©정은진

20살에 이미 4명의 아이를 낳은 F는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9살의 어린 여동생까지 강간을 당했다.

©Cornelia Suhan/medica mondiale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콩고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

©UN PHOTO/Marie Frechon

수단 내전에서 부상을 입은 여성

©UN PHOTO/Tim McKulka

마시카의 이야기

'강간을 당한 여성들은 그 순간 삶이 끝나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세상의 끝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어요' 레베카 마시카 카츄바(Rebecca Msika Katsuva)는 콩고의 키부 지역에 살고 있다. 그녀는 콩고의 긴 내전 중에 1998년 당시 9살과 13살이던 그녀의 딸들과 함께 군인들에게 강간당했고 남편마저 살해당했다. 잔인한 폭력에서 살아남은 마시카는 고통 속에 주저앉지 않고 다음해 자신과 같은 강간 피해 여성들의 피신처인 '경청의 집(listening house)'을 열었다. 이를 통해 약 6,000명이 넘는 강간 피해 여성들을 지원해 왔고, 강제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과 고아들을 입양해 보살피고 있다. 이러한 마시카의 활동에 반감을 품은 반군들은 그녀를 찾아와 또다시 강간과 구타를 자행했다. 그녀의 일을 돕던 어머니마저 강간당한 후 살해되었지만 마시카는 여전히 계속되는 공격의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이러한 용기와 노력은 피해자로 머무르지 않고 당당하게 정의 회복을 요구하는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과도 닮아있다.

레베카 마시카 카츄바(Rebecca Msika Katsuva)

'제 삶을 끝내자고 여러번,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제가 입양한 아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떨쳐 버렸습니다.' ©http://masikarebeca.wordpress.com

끝나지 않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