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기록



<소장기록 콘텐츠>에서는 중요하고 의미있는 기록물을 뽑아 보여주고자 합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피해자와 활동가의 활동 기록, 피해자의 유품, 증언 영상, 사진 등 다양한 기록물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소장기록 소개 10호> UN에서 처음 울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목소리: 6.19 세계전시성폭력추방의 날 맞이

 
1992년 8월, UN인권위원회 소위원회 회의가 열린 기간 중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주최 NGO 기자회견 장면이다. 왼쪽부터 정대협 신혜수 실행위원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황금주, 정대협 공동대표 이효재, 정대협 정진성 실행위원이 함께하고 있다.

이날은 UN에서 처음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이 이루어진 날이다.1)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제사회는 여성 인권 문제, 특히 전시 성폭력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1992년 보스니아 내전 중 조직적 성폭력과 강간이 국제 인권 이슈로 떠오르면서, UN 인권위원회에서도 같은 해 처음으로 ‘전시 성폭력’과 ‘강간’을 공식 의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당시 정대협은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응하여,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UN에 제기하기로 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인권침해의 문제로서 국제사회에 알리고 일본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데 목표를 뒀다.2)

위 사진 속 NGO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황금주는 세계 각국에서 증언 활동을 이어갔다. 이는 국제 언론과 인권 단체의 주목을 받으며,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단지 전쟁피해에 대한 개인 과거사가 아니라 여성 인권 및 전쟁범죄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1993년 UN 인권위원회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전쟁 중 조직적 강간, 성노예제 및 그와 유사한 관행’으로 공식 규정하고, 특별보고관 임명과 보고서 제출을 결정하는 데까지 이어졌으며, 그 결과 1996년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UN 인권위원회의 첫 공식 보고서라디카 쿠마라스와미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후 UN 인권위원회는 일본 정부의 거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를 공식 문서로 인정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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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의 용기있는 증언 이후 세계 각지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이 증언을 이어가며, 국제사회는 전쟁 중 성폭력 문제에 대한 책임 규명과 피해자 인권의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UN은 2015년,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매년 6월 19일을 ‘세계전시성폭력추방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곧 다가올 6월 19일 ‘세계전시성폭력추방의 날’을 맞아, 황금주의 증언 기록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이 어떻게 전시 성폭력 문제의 국제적 인식 전환에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다.


발행날짜 2025년 6월 4일 수요일



각주
1) 정대협 실행위원 신혜수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UN에 상주하는 언론사의 프레스룸이 있어요. 프레스룸을 담당하는 대표한테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리는 기자회견이 있으니 참석해달라는 편지를 보내고 프레스룸 게시판에도 붙혔어요.",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사들은 일본 언론사, 서구 언론사, 브라질 라디오 등 한 10여명 정도가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 같아요." <『2008년 정대협 자료집 1: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그녀들의 목소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2008, 102쪽>
2)『일본군 성노예제: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실상과 그 해결을 위한 운동』, 정진성, 2016, 202, 204쪽
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20년사』, 2014, 401쪽
4) 1992. 11. 20., UN라디오(United Nations Radio) 인터뷰 음성 기록물 일부(원본 총 0:30:24),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A00002022

✨참고자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20년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20년사편찬위원회, 2014
-『2008년 정대협 자료집 1: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그녀들의 목소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2008
- Report of the Sub-Commission on Prevention of Discrimination and Protection of Minorities on its 44th session, Geneva, 3-28 August 1992.(1992년 제44차 회의 보고서)
- Report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territory of the former Yugoslavia / submitted by Tadeusz Mazowiecki, Special Rapporteur of the Commission on Human Rights, pursuant to Commission resolution 1992/S-1/1 of 14 August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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