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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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Archives — No. 15 | 흘러흘러 우리에게 닿은: 강덕경 그림<속상해 죽겠어요> 그림






📍기록 정보
1. 생산일: 1993년 10월 19일
2. 생산 장소: 마포구 서교동 쉼터'나눔의집'
3. 생산자: 강덕경
4. 유형, 규모: 그림류, 1점

5. 내용
내리는지 솟구치는지 알 수 없는 거센 빗줄기.
강렬한 터치로 쿡쿡 찍힌 붉은 점들.
그림 하단을 흐르는 강물 위에는 붉은 피가 있다. 피는 강물과 섞이지 않는다.


“이 붉은 점들은 화가 난 것을 그린 거예요.  
이것이 뚝뚝 떨어져 강물로 흘러내리는데, 너무 많아 강물과 섞이지 않고 강물 위에서 흘러가고 있어요.” 

— 『못다 핀 꽃』 93쪽, 강덕경의 말

이 그림을 그리던 당시, 강덕경은 아침 뉴스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군‘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발표를 본 직후였다.

미술 수업을 진행하던 이경신 선생은 지금의 분노를 그림으로 표현해 볼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평소 강덕경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 심상 표현 그림은 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이내 용기를 내어 붓을 들었다.  

“아직도 그림을 시작할 때 좀 어색하고 어려운데,  오늘은 뉴스 때문에 화가 나서 터치를 세게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니까 속이 좀 시원해지네.”

— 『못다 핀 꽃』 95쪽, 강덕경의 말

정의기억연대가 서른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삼삼오오클럽을 열고 특별한 리워드를 준비했다.

그중 하나로 강덕경의 그림을 담은 티코스터를 제작했다. 
이 티코스터는 강덕경의 분노와 용기가 스친 순간을 일상 속에서 기억하기 위한 작은 매개다.

이 글의 목적은, 선물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그날의 이야기와 맥락을 온전히 전하는 데 있다.

강덕경 할머니가 자신의 분노와 용기를 거센 빗줄기에 내려 그었듯, 
그림이 보여 준 분노와 용기가, 이 티코스터를 받은 이들의 일상에서도 침묵을 깨고 부조리에 맞서는 용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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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못다 핀 꽃>, 이경신, 2018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20년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20년사편찬위원회,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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